인텔의 최고급형 프로세서인 '코어 i7'에 대한 인기와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

더러는 '절대지존'을, 더러는 '과유불급'을, 또 더러는 '시기상조'를 코어 i7에 비유한다.

그래도 코어 i7은 일단 평범한 데스크탑에 들어가는 평범한 제품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내년에는 가격대를 대폭 낮춘 보급형 코어 i7도 출시된다 하니 이쯤에서 이 코어 i7에 대해 다시 한번 짚고 간다.

(사실 내년에 나올 보급형 제품은'코어 i7'이라는 이름을 갖진 않을 걸로 예상된다. 들리는 말로는 'i6' ... 머 이런식으로 된다는....)

펜티엄, 코어2 시리즈의 후속 모델 - '코어 i7'

잘 알고 있는대로, CPU는 컴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특히 세계 최대의 CPU제조사인 인텔의 주력 제품인 '펜티엄' 시리즈는 한 시대를 풍미했고, 지금은 '인텔 코어2' 시리즈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코어2 시리즈도 이젠 후속 주자에게 바톤을 넘겨 줄 때가 된 것 같다.

- 요즘 인기 있는 인텔 코어2 쿼드 프로세서

지난 달 인텔에서 신형CPU인 '코어 i7'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CPU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CPU의 클럭(동작 속도 : MHz, GHz등으로 표기)를 높이거나 CPU의 두뇌인 코어의 수(싱글코어, 듀얼코어, 쿼드코어 등으로 표기)를 늘리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인 코어 i7은 이와 조금 다른 방법으로 성능 향상을 꾀했다. 이 포스트에서는 인텔의 신무기인 코어 i7의 특징에대해서 수박 겉핥기 식으로그 성능을 가늠해 보겠다.

쿼드코어 CPU를 샀는데8개의 CPU가 달렸다고 표시되네?

현재 발표된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는 '920', '940', 그리고 '965 익스트림에디션' 등3가지 제품으로서 모두 4개의 코어를 가진 쿼드코어(Quad Core)제품이다. 하지만 이들 CPU를장착한 PC는 윈도우작업관리자에서 보면총 8개의 CPU가 장착되어 있다고 표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뭐야, 갑자기 CPU 수가 2배로 늘어난거야?

물론 그것은 아니다.

이는 코어 i7에 탑재된 '하이퍼쓰레딩(Hyper Threading)' 기술 때문이다.

하이퍼쓰레딩 기술이란 물리적으로 1개인 CPU 코어를 2개인 것으로 운영체계에 인식시키는 것으로서 예전에 발표되었던 펜티엄4에 처음 적용되었다가, 코어2 시리즈에서는 쓰이지 않게 된 기술이다. 하지만 코어 i7에서는 이 기술이 부활했다.

- 작업관리자에서 보면 총 8개의 CPU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 하이퍼쓰레딩 기술을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물리적으로 하나인 CPU를 논리적으로 둘로 나누어 쓰는 것을 의미한다. 사무작업 등의 일반적인 컴퓨팅 환경에서는 CPU를 100% 모두 사용하는 일이 거의 드문데,기껏 해봤자 10~20% 정도 높아봤자 50% 정도다.

이렇게 된다면 나머지 50% 정도의 CPU는 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하이퍼쓰레딩 기술이 적용된 CPU는 이러한 나머지 CPU 성능까지 활용할 수 있다. 특히 2개 이상의 작업을 동시에 할 때 유용한데,이렇게 된다면 기존 CPU가2번에 나누어 처리해야 할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으니 전반적으로 성능이 향상된다는 원리이다.벤치마크 테스트 프로그램을 돌려 측정하면 하이퍼쓰레딩의 성능을 비교할 수 있겠지만, 사실 몸으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현저한 성능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몰아주기'로 전력은 아끼고, 성능은 높이고!

쿼드코어 CPU라고 해도 4개의 코어 모두가 항상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멀티코어 CPU는 여러 가지 작업을동시에 진행하거나, 멀티코어 연산에 특화된 최신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 진정한 성능을 발휘한다. 하지만반대로, 한 가지 작업만 하거나 멀티코어 연산을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기존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도 있을 것이다.이 때는 여러 개의코어 중에 1개만 열심히 일을 하고 나머지 코어들은 전력만 소모하면서 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서 코어 i7에는 '터보 부스트 기술(Turbo Boost Technology)'이라는 새로운 기능이 탑재되었다.

터보 부스트 기술은 한 마디로 '몰아주기'다. 쿼드코어의 코어i7에서 만약 1개의 코어만을 사용하는 작업을 한다면 나머지 3개의 코어에 전력을 차단하고, 대신 일을 하고 있는 1개의 코어에 전력 공급을 집중해그 코어의 동작 속도를 기본 수치 이상으로 높이게 됩니다. 이렇게 전체적인 에너지 소모는 낮추면서도 작업의 효율은 올릴 수 있는 터보 부스트 기술은 코어 i7의 최대 자랑 거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 평소에는 4개 코어 모두 동작하다가....

- 터보 부스터 모드로 3개 코어의 남는 성능을 1개의 코어에 몰빵으로 몰아주는 기능

내 PC내부에 고속도로가 생기다

컴퓨터의 내부에는 각종 부품끼리 신호를 주고 받는 통로가 있다. 이를 컴퓨터 용어로서 '버스(Bus)'라고 하는데, 기존 CPU가 외부 장치와 신호를 주고 받는버스는 'FSB(Front Side Bus)'라고 하여, 이는 1997년에 펜티엄II가 선보인 이후 계속 사용해 온 개념이다.

- CPU와 메모리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던 FSB

하지만 이번에 나온 코어 i7은 FSB의 개념을 버리고 'QPI(Quick Path Interconnect)'라는 새로운 기술을 내세웠다.

현재 발표된 코어 i7 제품의 최대 QPI는 6.4 Gtps 로서 이는 기존의 인텔 CPU 중에 가장 고성능 제품이었던 '코어 2 익스트림' 제품의 FSB 1600에 비하면 수치상 4배에 해당하는 전송율이다. 물론, 이는 수치상의 성능 향상이기 때문에 갑자기 컴퓨터가 4배로 빨라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기존 PC가 '일반도로'로 데이터를 운반했다면 코어 i7 PC는 '고속도로'로 데이터를 운반하는 셈인 것이다.

어느쪽이 더 좋은지는 굳이 말 할 필요가 없겠다.

- 기존 CPU는 메모리와 통신을 하기 위해 칩셋을 거쳐야 했다. 이로써 발생하는 병목 현상도 고스란히 시스템 성능에 직결됐다.

- 하지만 코어 i7 프로세서는 메모리 컨트롤러가 칩셋이 아닌 CPU에 내장하고 있어 메모리와 직접적인 고속 통신이 가능해졌다.

'중간 도매상' 없는'산지직송' 서비스로 데이터를 날라~

컴퓨터 내부의 대략적인 데이터 흐름을 살펴보면,

CPU에서 처리한 데이터가 메모리를 거쳐 그래픽카드를 통해 모니터 등의 디스플레이 장치로 표시된다.

하지만 기존의 인텔CPU는 데이터가 CPU에서메모리로 가는사이에 반드시 '메인보드 칩셋'을 거쳐야 했다.

때문에 어느 정도의 성능저하를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메인보드 칩셋은 CPU와 메모리 외에도 하드디스크나 네트워크 장치 등의 수많은 컴퓨터 내부 장치들을 컨트롤 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 부하가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생산지에선 싸고 신선했던과일들이중간 도매상들을 거치면 값도 비싸지고 신선도도 떨어지는것과 비슷한 이치다.

하지만 코어 i7은 CPU와 메모리가 직접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메모리 컨트롤러'를 CPU 내부에 갖추고 있다.

중간에 메인보드 칩셋을 거칠 필요가 없으니 성능의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방식은 실은 인텔의 경쟁사인 AMD사에서 한 발 먼저 도입('하이퍼 트랜스포트'라 한다)한 것인데, 경쟁사 제품의 장점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인텔의 집요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메모리도 이제 '듀얼' 넘어 '트리플'로!

PC 조립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메모리 듀얼 채널'이라는 용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최근에 나온 대부분의 PC들은 같은 규격의 DDR 메모리를2개, 혹은 4개를 꽂으면 성능이 향상되는 특징이 있는데,

이것을 바로 메모리 듀얼 채널 구성이라고 한다. 메모리 듀얼채널의 원리는 간단히 말해 메모리를 2의 배수로 PC에 장착하면데이터를 읽고 쓰는 통로('대역폭')가 2배로 증가하면서 그 만큼 한 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것이다.

- 코어 i7에서는 3개 채널 메모리를 지원한다. 단 반드시 3의 배수로 증설 장착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코어 i7은 듀얼채널 메모리는물론이고, 이를능가하는 '트리플 채널' 메모리까지사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보다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지만, 트리플 채널 메모리를 사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메모리를 3개 혹은 6개를 꽂아야 한다는 것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성능 향상 크지만 역시비용 부담이 걱정

지금까지 알아본 것처럼 인텔 코어 i7은 뛰어난 재주를 많이 가진 CPU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은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 출시된 코어 i7의 가격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코어 i7인'920' 모델이 약 45만원선, 중간급인 '940'모델이 90만원선, 가장 고급 모델인 '965 익스트림에디션 '모델은 무려 160만원을 호가한다. 특히 최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환율을 생각해 보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메인보드와 메모리까지 합하면 가격은 또 한번 올라간다. 코어 i7 지원 메인보드도 약 50만원)

제품명

인텔 코어 i7 920

인텔 코어 i7 940

인텔 코어 i7 965
익스트림에디션

동작속도

2.66GHz

2.93GHz

3.2GHz

소켓형태

LGA1366

LGA1366

LGA1366

코어 수

4개

4개

4개

QPI 전송율

4.8Gtps

4.8Gtps

6.4Gtps

2차 캐시 용량

256KB x 4

256KB x 4

256KB x 4

3차 캐시 용량

8MB

8MB

8MB

현재 판매가격

41만 ~ 48만

87만 ~ 108만

160만 ~ 171만

부담은 이것 뿐 만이 아니다.

현재 발표된 코어 i7 CPU는 'LGA1366'이라는 새로운 규격의 소켓을 가진 메인보드가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 사용 중인 펜티엄이나 코어2 시리즈용 메인보드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니 완전히 새로운 메인보드를 구입해야한다.

게다가 코어 i7 시스템은 기존의 'DDR2' 메모리 보다 비싼 'DDR3'메모리를 사용해야 하는 등 코어 i7의 성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제법 큰 지출을 각오해야 할거다.

- 코어 i7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CPU 소켓을 지원하기에 메인보드도 새로 구입해야 한다.

- 코어 i7에 사용되는 DDR3 SDRAM 메모리 (메모리는 3의 배수로 증설, 장착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디지털 제품이 그러하듯, 대중화가 되고 보급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가격은 하락하기 마련이며, 코어 i7이라고 하여 예외는 아닐 것이다. 더욱이 인텔에서는 2009년 중에 성능을 약간 낮춘 대신 가격을 크게 내린 코어 i7의 보급형 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라 했다.

게다가 현재 비교적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코어2듀오나 코어2쿼드 CPU도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으므로, 지금 가지고 있는 PC에 그다지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용자라면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는 것도 괜찮겠다.

Posted by Sof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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